현재 GTA 부동산 시장의 조정 국면을 1989~1996년 침체기와 비교하는 시각은 약세론자들이 흔히 내세우는 논리가 됐습니다. 하지만 금리, 공급 구조, 인구 펀더멘털을 하나씩 따져 보면 이 비교는 어느 주요 측면에서도 성립하지 않습니다.
부동산 조정기가 올 때마다 과거와의 비교가 따라붙습니다. 이번 사이클에서는 '1989년 비유'가 거듭 등장합니다. 논리는 단순합니다. 토론토는 1989년부터 가파른 가격 조정을 겪었고, 가격이 이전 수준을 완전히 회복하는 데 약 7년이 걸렸습니다. 현재 가격도 2022년 고점에 비해 상당히 하락한 상태입니다. 그러니 이번에도 비슷한 기간, 비슷한 폭의 하락을 각오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럴듯한 논리입니다. 하지만 자본 배분을 결정하는 근거로 삼기에는 구조적 결함이 큰 비교입니다.
이 비교는 가장 근본적인 요소인 금리 환경에서부터 설득력을 잃습니다. 1990년 캐나다 중앙은행(Bank of Canada)의 기준금리(overnight rate)는 12%를 넘었습니다. 5년 고정 모기지 금리는 14%에 육박했습니다. 이는 일시적인 급등이 아니었습니다. 중앙은행은 임금 기대치와 재정 정책 전반에 고착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려고 이런 고금리를 수년간 유지했습니다. 통화 긴축은 의도적으로 경기를 위축시킬 만큼 강도 높게, 그리고 장기간 이어졌습니다. 반면 지금의 기준금리는 2020~2021년의 이례적인 완화기에 비하면 긴축적인 수준이지만, 당시와 비교하면 몇 분의 일에 불과합니다. 중앙은행은 금리를 인상하지 않고 동결하고 있으며, 선도금리 곡선은 추가 긴축이 아닌 완화를 가리킵니다. 1990년대 조정을 일으킨 자본 비용은 오늘날 매수자들이 부담하는 수준과는 자릿수부터 달랐습니다.
이 차이는 실제 주택 구매 부담에서도 드러납니다. 1990년에 토론토에서 평균 가격의 주택을 구매하면 모기지 상환액이 가구 중위소득의 약 55%에 달했습니다. 지금은 가격 조정을 거친 상태에서 현재 금리를 적용하면 약 48% 수준입니다. 두 시기의 주택 구매 여력 변화 방향도 정반대입니다. 1990년에는 사이클이 진행될수록 금리가 더 오르면서 주택 구매 여력(affordability)이 계속 나빠졌습니다. 2026년에는 가격 조정과 금리 하락 흐름이 맞물려 구매 여력이 조금씩 개선되고 있습니다. 출발점, 진행 방향, 금리 부담의 크기 모두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공급 파이프라인도 1990년대 초반과는 전혀 다릅니다. 1989년 시장의 특징은 투기적 과잉 건설, 특히 교외 단독주택 부문의 과잉 공급이었습니다. 수요가 계속 늘어날 것이라는 가정 아래 대규모 택지가 조성되고 집이 지어졌는데, 수요가 급감하자 쌓인 재고를 소화하는 데 수년이 걸렸습니다. 지금의 공급 상황은 정반대입니다. 이 시리즈의 다른 글에서 살펴본 건설 데이터에 따르면 주택 착공 건수는 수십 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급감했습니다. 신규 공급 파이프라인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습니다. 현재 시장의 초과 재고, 특히 콘도 부문의 초과 물량은 새로운 투기적 건설에 따른 것이 아니라 수년 전에 시작된 프로젝트가 완공되면서 공급된 물량입니다. 앞으로 나올 공급 물량이 급격히 줄고 있으므로 재고를 소화하는 여건도 1990년대와는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가장 결정적인 구조적 차이는 인구에 있을 것입니다. 1989년 캐나다 인구는 연간 약 1.1%씩 증가했고, GTA는 아직 국제 이민의 주요 정착지가 아니었습니다. 최근 연방 정부가 이민 목표치를 조정했음에도 오늘날 GTA의 인구는 과거 어느 시기와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보수적으로 가정하더라도 새로운 가구가 늘어나는 속도는 신규 주택 공급 속도를 크게 앞지릅니다. 1989년에는 이런 구조적 공급 부족이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이 공급 부족이 수요를 뒷받침하면서 1990년대 시장에는 전혀 없었던 하방 지지선(floor) 역할을 합니다.
매수자층의 성격도 크게 달라졌습니다. 1989년 시장은 상당 부분 국내 투기 수요가 이끌었고, 그 대부분은 레버리지를 동원해 단일 자산군에 몰렸습니다. 2026년 시장에도 현재 투자 포지션을 정리 중인 투기적 참여자들이 분명히 있지만, 실수요자 기반은 훨씬 넓습니다. 저희가 2월 데이터 분석에서 다룬 매수 대기층은 지금 관망하고 있지만, 이들의 수요는 투기적 포지션이 아니라 실제 가구 형성에서 비롯됩니다. 이들은 가격 상승을 기대한 투자 선택 때문이 아니라 거주할 주택이 필요하다는 구조적 이유로 시장에 돌아옵니다. 그래서 시장 회복도 심리에만 기대지 않고 인구 구조에서 나오는 주거 수요의 뒷받침을 받습니다.
캐나다 부동산협회(CREA)는 향후 12개월간 온타리오주 전체의 주택 가격이 8% 상승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이 수치가 정확히 맞을지보다 전망이 가리키는 방향이 더 중요합니다. 전망 기관들은 공통적으로 장기 하락보다는 회복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이는 전문가들이 수년간의 추가 약세를 정확히 예상했던 1990년대 초와 극명하게 대비됩니다. 이 차이는 낙관론과 비관론의 차이가 아닙니다. 앞서 설명한 구조적 기반의 차이가 반영된 결과입니다.
그렇다고 지금 시장에 위험이 없다는 말은 아닙니다. 2026년 캐나다 GDP 성장률 전망치 0.7%는 어떤 기준으로 봐도 부진한 수준입니다. 일부 지표가 시사하듯 경기가 침체 국면에 접어든다면, 구조적 펀더멘털과 관계없이 회복 시점은 늦춰질 수밖에 없습니다. 인구는 가격의 하방을 지지할 뿐, 상승을 이끄는 촉매는 아닙니다. 경기 침체 속에서는 이러한 하방 지지가 1990년대와 같은 수년간의 폭락을 막더라도 가격은 오랫동안 정체될 수 있습니다. 이 시리즈에서 다룬 고용 악화는 회복 시나리오에 대한 가장 현실적인 위협이며, 포트폴리오에 관해 어떤 결정을 내리든 이를 비중 있게 고려해야 합니다.
제도와 규제 측면에서도 이 비교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1989년의 모기지 시장은 지금과 근본적으로 다른 심사 기준으로 운영됐습니다. 오늘날의 모기지 스트레스 테스트(stress test)는 기준이 적정한지를 두고 비판을 받기도 하지만 차입자가 실제 계약 금리보다 상당히 높은 금리를 기준으로 대출 심사를 통과하도록 요구합니다. 1989년에는 이런 완충 장치가 없었습니다. 이 공백은 강제 매도 물량이 쏟아지고 조정의 폭과 기간이 늘어난 직접적인 원인이 됐습니다. 오늘날의 차입자들은 평균적으로 자본 여력이 더 탄탄하고 훨씬 엄격한 심사를 거쳤습니다. 엄격한 심사가 부실을 없애 주지는 않지만, 부실의 충격이 금융 시스템 전체로 번지는 정도는 줄여 줍니다.
GTA 시장을 검토하는 투자자에게 1990년대와의 비교는 부정확한 데서 그치지 않습니다. 이 비교를 따르면 투자 판단을 그르쳐 기회를 놓치는 값비싼 실수를 저지를 수 있습니다. 금리 환경, 공급 파이프라인, 인구 구조, 매수자 구성, 규제 체계 모두가 구조적으로 달라졌고, 이런 차이 덕분에 이번 조정 사이클은 기간이 더 짧고 하락 폭도 더 작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위험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고용 약세, 그리고 예상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위험해질 수 있는 GDP 성장세가 그 핵심입니다. 하지만 이 위험은 현재 사이클 자체를 바탕으로 이해해야 하며, 구조적 조건이 이제 유효하지 않은 과거의 사건을 기준으로 삼아서는 안 됩니다. 지금 시장에는 근본적으로 다른 시대의 비유보다 현재 여건에 맞는 분석이 필요합니다.
